VOL.21 · 인수 성적표실용음악학원매매 계약서보다 먼저 펼칠 것, 그 학원의 석 달 치 숫자 다섯 줄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뮤직 마승일입니다.
먼저 고백부터 하겠습니다. 8년 전 첫 학원을 열 때 저는 숫자를 적지 않았습니다. 그날 상담이 몇 건이었는지, 그중 몇 분이 등록했는지 대충 기억으로만 갖고 있었어요. 지금 돌아보면 눈을 감고 운전한 셈입니다.
학원을 사려는 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원생이 마흔 명이라는데, 그 정도면 괜찮은 거죠?” 그럴 때 저는 숫자 하나를 더 여쭙니다. “그 마흔 명이 석 달 전에는 몇 명이었나요?” 대부분 답을 못 하십니다. 파는 분도 그 답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고요.
오늘은 실용음악학원매매를 검토하는 분들께, 매물의 어떤 숫자를 어떤 모양으로 받아 봐야 하는지, 그리고 넘겨받은 첫날부터 무엇을 적기 시작해야 하는지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01같은 원생 마흔 명인데 왜 값이 다를까요?
매물 소개에 적힌 원생 수는 어느 하루를 찍은 사진입니다. 그 사진만으로는 이 학원이 올라가는 중인지 내려가는 중인지 알 수 없습니다. 마흔 명에서 서른 명으로 줄어드는 길목일 수도 있고, 스무 명에서 마흔 명으로 막 올라선 참일 수도 있어요. 같은 마흔 명이라도 값어치가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숫자를 다섯 줄로 나눠서 봅니다. 새로 들어온 문의가 몇 건이었고 그게 어느 경로(네이버, 인스타, 당근 등)로 왔는지, 체험 레슨을 받은 분이 몇 명이었는지, 그중 실제로 등록한 분이 몇 명이었는지, 문의에서 등록까지 이어진 비율인 전환율, 그리고 그달 그만둔 분이 몇 명이었는지입니다.
이 다섯 줄을 한 달 치만 보면 아직 아무것도 모릅니다. 석 달 치가 나란히 놓여야 흐름이 보입니다. 문의는 꾸준한데 등록이 줄고 있다면 상담이나 체험에서 새는 학원이고, 등록은 괜찮은데 그만두는 분이 많다면 수업이나 강사 쪽에서 새는 학원입니다. 어디가 새는지에 따라 인수 후에 손봐야 할 곳이 달라지고, 그건 곧 인수 가격의 근거가 됩니다.
학원을 사는 일은 결국 이 흐름을 사는 일입니다. 방과 악기는 돈을 주면 언제든 새로 들일 수 있어요. 매달 사람이 들어오고 머무는 흐름은 돈으로 바로 만들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그 흐름이 실제로 있는지를 숫자로 확인하는 게 실사의 첫 번째 일입니다.
02파는 분이 그 표를 갖고 있지 않다면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면 이 다섯 줄을 깔끔하게 정리해 두신 원장님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바로 실망하실 필요는 없어요. 표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정보입니다.
표가 없는 학원은 대개 원장님 한 분의 감과 체력으로 굴러가던 곳입니다. 그분이 떠나면 그 감도 같이 떠납니다. 반대로 말하면, 인수 후에 숫자를 붙이기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고칠 곳이 금방 보일 가능성이 높은 학원이기도 합니다. 위험이자 기회예요.
표가 없을 때는 조각을 모아서 직접 만듭니다. 결제 기록에서 월별 신규 등록과 재등록을 뽑고,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통계에서 유입 추이를 보고, 원생 명단에서 연령대와 과목 구성을 봅니다. 부탁드릴 때는 “원생 명단 주세요”보다 “지난 석 달 동안 몇 분이 새로 오셨고 몇 분이 그만두셨는지만 알려 주세요”라고 하시는 편이 훨씬 잘 받아집니다. 명단은 민감하지만 월별 합계는 부담이 덜하거든요.
인계 범위를 어디까지 받아야 하는지는 학원매매사이트 매물 계약 전 인계 목록에서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오늘 글은 그중에서도 숫자 쪽만 깊게 파고드는 이야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 매물 학원에 최근 석 달의 월별 신규 문의·체험·등록·퇴원 숫자를 요청하세요.
- 표가 없다면 결제 기록과 스마트플레이스 통계로 같은 다섯 줄을 직접 채워 보세요.
- 문의는 꾸준한데 등록이 주는지, 등록은 되는데 퇴원이 많은지 한 줄로 결론을 적어 두세요.
- 그 결론을 들고 인수 후 고칠 곳과 드는 비용을 따져 가격 협상 근거로 쓰세요.
03인가가 이미 난 학원이니 괜찮다는 생각이 제일 위험합니다
숫자 다음으로 꼭 보셔야 하는 것이 인가입니다. 운영 중인 학원을 사는 거니까 인가 문제는 없겠지, 하고 넘어가시는 분이 많은데 저는 여기서 늘 한 번 멈춥니다. 인수 실사를 할 때는 학원법과 시설 규정을 지금 기준으로 관할 교육청에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음악학원 실습실 기준 면적은 법에 한 줄로 박혀 있는 게 아니라 시·도 조례마다 다르고, 조례는 바뀝니다. 서울은 2021년에 음악 실습실 기준을 80㎡에서 60㎡로 낮췄고, 경기도도 60㎡ 이상, 전북은 45㎡ 이상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 학원이 처음 등록하던 때의 숫자와 지금의 숫자가 같다고 장담할 수 없어요.
그리고 이 면적은 상가 전용면적이 아니라 레슨실 안쪽 벽 사이를 줄자로 잰 바닥 면적입니다. 라운지, 상담실, 복도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2004년 제주의 한 음악학원은 위치를 옮기려다 등록을 거부당했는데, 서류상 65.52㎡이던 공간이 방음벽을 뺀 실측으로는 54.23㎡였기 때문입니다. 법원도 서류 면적이 아니라 실제로 쓸 수 있는 면적이 기준이라고 봤습니다.
인수 후에 방을 하나 더 만들거나 구조를 바꿀 계획이 있으시다면 더더욱 이 숫자를 먼저 재 보셔야 합니다. 방을 늘리려다 복도가 생기고, 복도가 인가 면적을 깎아 먹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학원을 사기 전에 도면을 들고 관할 교육지원청에 전화하는 데는 하루면 충분합니다.
04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에 세무사를 먼저 만나세요
세무는 대부분 오픈하고 나서 생각하십니다. 저는 순서를 바꾸시라고 권합니다. 신규 창업이든 인수든 문을 열기 전에 세무사 상담을 한 번은 받으시는 게 맞습니다.
요즘은 AI 세무 프로그램도, 값싼 기장 대행도 잘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실력 있는 세무사를 권하는 데는 이유가 두 가지 있습니다. 학원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기장료가 낮은 편이라 생각보다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 그리고 사업을 처음 하는 분일수록 궁금한 게 생길 때마다 물어볼 사람이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업 첫해에 자주 나오는 실수가 있습니다.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를 놓치거나, 강사 인건비를 어떻게 처리할지 정하지 못하거나, 부가세와 종합소득세 신고 시기를 넘기는 경우입니다. 이런 실수는 나중에 과태료나 가산세로 돌아오는데, 그 금액에 비하면 매달 내는 기장료는 싼 보험료입니다. 프로그램은 계산을 해 주지만 질문에 답해 주지는 않습니다.
인수라면 상담 때 들고 갈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앞에서 받은 석 달 치 숫자와 결제 기록입니다. 그 숫자를 보여 드리면 세무사님도 이 학원의 매출 구조를 같이 보면서 무엇을 조심해야 할지 짚어 주실 수 있어요. 막연히 “학원 하나 인수하려고요”라고 물을 때와는 답의 깊이가 다릅니다.
05넘겨받은 첫 달, 성적표는 누구 숫자로 써야 할까요?
인수를 마쳤다면 첫날부터 내 표를 새로 씁니다. 이전 원장님의 숫자는 참고만 하고, 기준선은 내 손으로 다시 긋는 겁니다. 같은 다섯 줄을 주차별로 적습니다. 경로별 문의, 체험, 등록, 전환율, 퇴원.
첫 달 숫자는 대개 초라합니다. 원장이 바뀌면 그만두는 분도 생기고, 문의 창구가 바뀌는 동안 놓치는 상담도 생깁니다. 괜찮습니다. 첫 달의 쓸모는 잘 나오는 데 있지 않고, 비교할 기준선이 생기는 데 있습니다.
석 달이 쌓이면 그때부터 감으로는 절대 안 보이던 것이 보입니다. 광고비를 늘렸는데 등록이 그대로라면 플랫폼 문제인지 우리 블로그 문제인지가 표에서 드러나고, 특정 과목에서만 퇴원이 몰린다면 어느 강사와 이야기해야 할지가 보입니다. 송파점이 숫자 없이 버티다 물이 새는 독이 됐던 이야기는 학원관리프로그램 없이 원장 혼자 버티는 비용에 적어 두었습니다.
석 달째 되는 날에는 세 줄짜리 회고를 남겨 보세요. 가장 효과가 있던 유입 경로 하나, 가장 크게 막힌 곳 하나, 다음 석 달에 바꿀 것 하나. 이 세 줄이 쌓이면 그게 곧 그 학원의 운영 기록이 되고, 나중에 내가 학원을 넘기는 날이 오더라도 다음 분께 자신 있게 건넬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실용음악학원창업, 신규든 인수든 같은 표 한 장
새로 여는 학원이든 사서 시작하는 학원이든 다섯 줄은 똑같습니다. 다른 점은 출발선뿐입니다. 신규 학원은 0에서 기준선을 긋고, 인수한 학원은 이미 흘러가던 숫자 위에 기준선을 긋습니다. 음악학원창업을 어느 길로 하시든 이 표 한 장만은 오픈 전에 데스크에 붙여 두셨으면 합니다.
오픈 전에 제가 꼭 확인하는 항목도 그래서 둘로 끝납니다. 첫 달 성적표 양식이 준비돼 있는지, 그리고 세무사 상담을 한 번 받았는지. 상권과 인테리어와 채용에 비하면 사소해 보이는 두 줄이지만, 문을 연 뒤 매달을 버티게 해 주는 건 의외로 이 두 줄이었습니다.
- 실용음악학원매매는 원생 수가 아니라 매달 사람이 들어오고 머무는 흐름을 사는 일입니다.
- 경로별 문의·체험·등록·전환율·퇴원, 다섯 줄을 석 달 치로 나란히 놓고 보세요.
- 표가 없다는 것도 정보입니다. 결제 기록과 플레이스 통계로 직접 채워 보세요.
- 인가는 그 학원이 처음 받았던 기준이 아니라 지금 기준으로 관할 교육청에 다시 확인합니다.
- 도장 찍기 전에 세무사를 먼저 만나고, 넘겨받은 첫날부터 내 성적표를 새로 쓰세요.
숫자를 적는다고 학원이 바로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저도 표를 펼칠 때마다 마음에 안 드는 줄이 꼭 하나씩 있습니다. 다만 그 줄이 어디인지 알면 다음 달에 무엇을 할지가 정해지고, 그게 원장을 덜 외롭게 해 주더군요. 학원을 사는 분이라면 그 표를 먼저 받아 보시고, 받은 날부터는 내 표를 쓰시면 됩니다.
함께 보시면 좋은 글
대표 블로그에서 더 보기
오늘은뮤직 마승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