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3 · 방음시공낮에 괜찮던 방음이 저녁엔 걸립니다, 방음시공 업체가 철수하기 전에 드럼을 실제 음량으로 쳐 보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뮤직 마승일입니다.
"옆 가게에서 드럼 소리 때문에 못 살겠다고 전화가 왔어요." 개원을 앞둔 원장님들이 공사비보다 먼저 걱정하시는 장면입니다. 방음은 끝나고 나면 다시 손대기가 가장 어려운 공정이고, 잘못되면 견적서가 아니라 매달 걸려 오는 전화로 돌아옵니다.
학원 인테리어를 30번 넘게 직접 시공하고 감리하면서 제가 굳힌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방음시공의 마지막 공정은 마감이 아니라 저녁 테스트입니다. 새로 짓는 학원이든, 연습실이나 코인노래방을 넘겨받아 고치는 학원이든 이 원칙은 같습니다. 오늘은 그 테스트를 왜, 언제, 어떻게 하는지 순서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01방음은 왜 학원 시설 기준에 들어 있을까요?
많은 분들이 방음을 수강생이 만족하라고 넣는 옵션쯤으로 생각하십니다. 실제로는 학원을 등록할 때 보는 시설 기준과 이어져 있습니다. 학원법은 제8조에서 학원의 시설 기준을 시·도 조례로 정하도록 맡겨 두었고, 방음에 관한 내용은 그 조례 안에 있습니다. 학원법 본문만 찾아보면 방음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아서 놓치기 쉽습니다.
서울시 학원 조례는 학원이 갖출 시설 가운데 하나로 방음시설을 꼽고, 그 방음시설이 소음·진동관리법의 생활소음 규제기준에 맞아야 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경기도 조례에도 같은 취지의 조항이 있습니다. 벽 두께를 몇 센티미터로 하라는 식의 규정이 아니라, 이웃에게 넘어가는 소리를 법이 정한 선 아래로 맞추라는 구조입니다.
지역마다 조례 문구와 확인 방식이 조금씩 다르니, 공사 계약 전에 관할 교육지원청에 방음시설을 어떻게 보는지 한 번 물어 두시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02합격선은 우리 방이 아니라 옆집 쪽에서 잽니다
그 생활소음 기준은 소음·진동관리법 시행규칙 별표8에 시간대별로 적혀 있습니다. 음악교습을 하는 학원과 교습소는 여기서 같은 건물 기준을 적용받는 업종으로 따로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 일하는 이웃을 다른 업종보다 더 의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주거지역 같은 곳에서 같은 건물 기준은 주간(07~18시) 50dB(A), 아침·저녁(05~07시, 18~22시) 45dB(A), 야간(22~05시) 40dB(A) 이하입니다. 상업지역이 들어가는 그 밖의 지역은 주간 55, 아침·저녁 50, 야간 45dB(A) 이하로 조금 느슨합니다. 그리고 이 기준은 소리를 내는 쪽이 아니라 소음 피해를 받는 쪽의 지역을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여기서 음악학원이 꼭 짚어야 할 것은 시간표입니다. 성인 수강생이 몰리는 퇴근 뒤 시간이 바로 아침·저녁 구간이라 주간보다 기준이 5dB 더 엄격하고, 민원이 들어와 구청에서 소음을 재고 기준을 넘으면 소음 행위 중지나 방음시설 설치 같은 조치명령이 나올 수 있으며, 기준을 넘긴 것만으로도 200만 원 이하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 낮에 업체와 함께 소리를 내 보고 괜찮다고 안심하시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03흡음재를 붙였는데도 민원이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방음시공 상담을 하다 보면 벽에 스펀지 같은 흡음재를 붙이면 소리가 밖으로 안 나가는 줄 아시는 분이 많습니다. 흡음은 방 안에서 소리가 울리는 것을 줄여 수업 소리를 깨끗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소리가 벽 너머로 넘어가지 못하게 막는 일은 차음이라고 부르고, 둘은 목적도 재료도 다릅니다.
옆 가게 전화를 막아 주는 것은 차음입니다. 차음은 무겁고 빈틈없는 벽이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레슨실 칸막이는 보통 스터드 골조 안에 그라스울을 채워 세우고, 피아노 학원이라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갑니다.
순서를 거꾸로 하면 돈이 두 번 나갑니다. 얇은 칸막이에 흡음재만 잔뜩 붙였다가 민원이 들어와 벽을 다시 세우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레슨실 안에서는 조용하게 느껴져도 옆방과 옆 가게는 전혀 다르게 들을 수 있다는 것, 저녁 테스트가 바로 이 차이를 잡아내는 일입니다.
04문, 틈, 천장 — 소리가 먼저 빠지는 세 자리
벽을 아무리 잘 세워도 소리는 가장 약한 곳으로 빠져나갑니다. 한국소음진동공학회 학술대회에 발표된 한 실험에서는 무거운 벽 옆의 문을 열어 둔 상태가 막혀 있을 때보다 차음 성능이 약 38dB 낮게 나왔습니다. 닫힌 철문도 틈새로 소리가 새어 높은 음역에서 성능이 떨어졌습니다. 결국 문이 먼저입니다.
그래서 드럼실이나 보컬실처럼 소리가 큰 방에는 일반 문 대신 터닝도어 같은 방음문을 씁니다. 일반 문보다 개당 수십만 원이 더 들지만, 모든 방에 달 필요는 없고 소리가 큰 방부터 순서를 정하면 됩니다. 문 아래와 문틀의 틈, 콘센트와 배관 구멍 같은 작은 틈도 같은 목록에 들어갑니다.
천장과 냉난방은 겉에서 잘 안 보여서 더 위험합니다. 칸막이가 천장 마감재 아래에서 멈추면 그 위 빈 공간으로 소리가 돌아 넘어가고, 여러 방을 덕트 하나로 묶은 냉난방은 덕트를 따라 소리가 옮겨 다닙니다. 견적서를 받으실 때 칸막이가 천장 마감재 위 구조체까지 올라가는지, 방마다 어떤 문이 몇 개 들어가는지, 배관 틈은 어떻게 마감하는지, 흡음재는 어느 방에 얼마나 붙이는지 네 가지가 적혀 있는지 보세요.
05업체가 철수하기 전에 저녁 테스트를 하세요
완공 직전, 실제 수업과 같은 조건으로 소리를 내 보는 날을 공정표에 따로 잡아 두세요. 시간은 저녁입니다. 드럼과 앰프를 실제 수업 음량으로 틀어 두고, 옆방, 학원 복도, 건물 복도, 옆 가게 앞에서 차례로 들어 봅니다.
문을 닫았을 때와 살짝 열었을 때를 비교해 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 차이를 들어 보면 어느 문과 어느 틈을 더 막아야 하는지 바로 드러납니다.
이 테스트는 반드시 공사 업체가 현장에 있을 때 하셔야 합니다. 업체가 철수한 뒤에 문제를 찾으면 보완 공사가 별도 비용이 되기 쉽고, 개원 날짜도 밀릴 수 있습니다. 업체가 있을 때 찾은 틈은 그 자리에서 메우는 마무리 작업이지만, 철수한 뒤에 찾은 틈은 새 견적이 붙는 공사가 됩니다.
- 공정표에 '저녁 테스트' 날짜를 업체 철수 전으로 따로 적어 두세요.
- 드럼·앰프를 실제 수업 음량으로 틀 수 있게 장비를 미리 준비하세요.
- 옆방·학원 복도·건물 복도·옆 가게 앞, 네 자리에서 들어 보세요.
- 문을 닫았을 때와 살짝 열었을 때를 비교해 새는 자리를 표시하세요.
- 표시한 자리를 업체와 같이 보며 그날 바로 보완 범위를 정하세요.
06넘겨받은 방음실이라면 도장 찍기 전에 같은 테스트를
인수로 시작하면 기존 시설을 살려 초기 비용을 30~50%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음악연습실처럼 방음 공사가 이미 된 곳이나, 방마다 전기·소방·방음이 갖춰진 코인노래방은 학원으로 바꾸기 좋은 후보입니다. 다만 그 벽이 내 수업을 버텨 줄지는 넘겨받는 날이 아니라 계약하기 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같은 저녁 테스트를 계약 전에 한 번 더 권합니다. 파는 쪽에 양해를 구해 저녁 시간에 실제 악기로 소리를 내 보고, 옆 가게 앞과 건물 복도에서 들어 봅니다. 사무실 칸막이로 방을 나눈 자리라면 방음이 부족할 가능성이 크니 보강 비용을 계산에 넣고, 냉난방이 덕트로 묶여 있는지와 소방 시설이 갖춰져 있는지도 같은 날 함께 보세요. 벽은 말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당장 수천만 원을 아꼈더라도 벽이 기준을 못 넘어 개원 뒤에 다시 공사를 하거나 저녁 수업을 줄여야 한다면, 10년으로 놓고 본 총투입비는 오히려 새로 짓는 쪽이 더 쌀 수 있습니다. 인수냐 신규냐를 고를 때 방음은 첫해 공사비가 아니라 10년 동안 저녁 수업을 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로 보셔야 합니다.
07실용음악학원창업, 방음시공 날짜를 잡으셨다면
레슨실은 학원에서 매출을 만드는 설비입니다. 방음이 부족한 방은 저녁에 드럼 수업을 잡기 어렵고, 민원이 들어오면 수업 시간을 줄여야 하는 방이 됩니다. 방 하나를 제대로 짓는 비용과 그 방이 저녁마다 벌어 올 매출을 나란히 놓고 보면 방음시공에서 어디를 아끼고 어디를 아끼지 말아야 할지가 분명해집니다. 답은 저녁에 나옵니다.
실용음악학원창업을 준비하면서 방음공사 일정을 잡으셨다면, 공정표에 저녁 테스트 한 줄이 들어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보고 계신 상가나 넘겨받을 매물의 구조를 알려 주시면, 저녁에 어디서 들어 봐야 할지 함께 짚어 드리겠습니다.
- 방음은 시·도 학원 조례의 시설 기준과 이어져 있습니다.
- 합격선은 레슨실 안이 아니라 소음 피해를 받는 쪽에서 재는 숫자입니다.
- 성인 수업이 몰리는 저녁 구간은 주간보다 기준이 5dB 엄격합니다.
- 흡음은 방 안의 울림, 차음은 벽 너머로 넘어가는 소리를 다룹니다.
- 저녁 테스트는 업체가 철수하기 전에, 인수라면 계약 전에 합니다.
저녁 테스트는 한두 시간이면 끝납니다. 그 한두 시간이 개원 뒤 몇 년 동안 걸려 올 전화를 미리 막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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