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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1 · 퍼스널브랜딩
본사BRANDING·오늘은뮤직 마승일 대표님·2026.10.06

강사 300명과 일하며 제가 본 것, 실력만으로는 선택받지 못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뮤직 마승일입니다.

지금 저와 함께 일하는 강사님이 300명쯤 됩니다. 그분들과 오래 일하다 보니 처음에는 몰랐던 패턴이 하나 눈에 들어왔고,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브랜딩’이라는 말을 들으면 불편해하시는 연주자분들이 많습니다. 음악 하는 사람이 자기 포장에 신경 쓰는 게 왠지 본업을 소홀히 하는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저도 그 마음을 압니다. 그런데 퍼스널브랜딩을 포장 기술이 아니라 ‘선택받는 이유를 정리하는 일’로 바꿔 보면 이야기가 꽤 달라집니다.

01레슨을 받아 보기 전에 학생은 무엇으로 고를까?

보컬레슨을 알아보는 학생 한 명의 하루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검색창에 사는 동네 이름과 보컬레슨을 붙여서 치면 학원 몇 곳과 개인 강사 몇 명이 화면에 뜹니다.

학생은 블로그 글을 몇 개 훑어보고,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고, 영상이 있으면 눌러서 잠깐 들어 봅니다. 그러고 나서 두세 곳에만 문의를 남기고 나머지는 창을 닫아 버리는데, 그 짧은 몇 분 동안 이미 비교와 선택이 끝난 셈입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사실이 하나 있어요. 학생이 비교한 건 강사의 실력이 아닙니다. 수업을 들어 보기 전에는 실력을 잴 방법이 없으니까요.

학생이 실제로 비교한 건 화면에 드러난 것들입니다. 프로필 사진에서 받은 인상, 소개글의 말투, 영상에 흐르는 분위기, 후기에 담긴 온도 같은 것들이요. 그것들이 합쳐져서 ‘이 사람한테 배워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거나 생기지 않습니다.

학생은 실력을 비교하지 않습니다. 수업을 들어 보기 전에는 실력을 잴 방법이 없으니까요.
오늘 해보실 것
  • 내가 사는 동네 이름과 내 과목을 붙여서 직접 검색해 보세요.
  • 검색 결과 첫 화면에 내 이름이나 우리 학원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 있다면 사진·소개글·영상·후기 중 비어 있는 칸이 무엇인지 적어 두세요.

02‘실력으로 승부한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 자리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은 모두 브랜드라고요. 무대에 섭외돼야 하는 연주자도, 수강생을 모아야 하는 강사도, 들어 줄 사람이 필요한 작곡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나를 고르기를 기다리는 순간, 우리는 본인이 동의했든 하지 않았든 이미 진열대에 올라가 있습니다. 진열대에 오르는 걸 피할 수는 없고, 그 위에서 어떤 모습으로 놓여 있을지만 고를 수 있어요.

가장 곤란한 건 진열대에 올라가 있으면서도 사진 한 장, 소개 한 줄, 영상 한 편 없이 상대에게 아무 정보도 건네지 않은 채 누군가 알아봐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포장도 라벨도 없는 물건을 집어 드는 손님은 없습니다.

‘나는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말은 들으면 멋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에게 실력을 확인할 방법을 하나도 주지 않으면서 실력으로 승부할 수는 없어요. 승부가 시작되려면 먼저 링 위로 불려 나가야 하니까요.

오늘 해보실 것
  • 지금 내 이름으로 찾아지는 정보를 사진·소개·영상·후기 네 칸으로 나눠 보세요.
  • 그중 내가 직접 만든 것과 남이 올려 준 것을 구분해 보세요.
  • 비어 있는 칸 하나를 골라 이번 주 안에 채울 날짜를 정해 두세요.

03로고와 명함은 브랜드의 옷일 뿐입니다

브랜드라고 하면 많은 분이 로고, 명함, 잘 찍은 프로필 사진부터 떠올립니다. 다 필요하지만, 그건 옷이지 몸이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브랜드의 몸은 질문 하나에 대한 대답입니다. 비슷비슷한 사람이 수없이 많은데, 그중에서 왜 하필 당신이어야 하는가. 이 질문의 답이 상대 머릿속에 한 문장으로 들어가 있으면 그때 비로소 브랜드가 생긴 겁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에요. 누가 내 이름을 들었을 때 “아, 직장인 밴드 전문으로 봐주는 기타 선생님?”이라고 바로 떠올리거나, 팀 이름을 듣고 “결혼식 축가를 오케스트라처럼 해 주는 그 팀?”이라고 반응한다면 브랜드가 있는 상태입니다.

반대로 이름을 듣고 “음… 누구였더라?” 하고 고개를 갸웃한다면 아직 없는 거예요. 실력이 같아도 한 문장으로 불리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는 문의 수에서 차이가 나기 시작합니다.

브랜드는 로고가 아니라 ‘왜 하필 당신인가’에 대한 대답입니다. 그 대답이 상대 머릿속에 한 줄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오늘 해보실 것
  • ‘아, 그 사람? ○○○ 하는 선생님’ 형식으로 나를 한 문장으로 적어 보세요.
  • 그 문장을 가까운 수강생 세 명에게 보여 주고 맞는지 물어보세요.
  • 세 사람의 답이 제각각이라면 소개글 첫 줄부터 다시 써 보세요.

04자기 프로필을 챙기는 강사가 수업도 잘할까?

이쯤 되면 그래도 결국 겉모습 이야기 아니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강사님 300명과 일하며 오래 지켜본 관계 하나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자기 프로필을 남이 만들어 주길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갖춰 두는 강사님들이 대개 수업의 완성도도 높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시간이 지나면 학원에서 독립해 자기 학원을 차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는 이게 우연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나를 정리해서 남에게 보여 주는 능력과 내 수업을 짜임새 있게 관리하는 능력은 같은 근육을 쓰거든요. 커리큘럼을 정리하는 사람이 소개글도 정리하고, 수강생 진도를 챙기는 사람이 후기도 챙깁니다.

그래서 브랜딩은 실력과 따로 노는 장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세상에 드러낼 줄 아는 사람이 결국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자기 쪽으로 끌어오고, 그 구조가 있어야 음악을 오래 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해보실 것
  • 내 커리큘럼을 처음 보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한 장으로 정리해 보세요.
  • 그 한 장의 첫 줄과 내 소개글 첫 줄이 같은 말을 하고 있는지 비교해 보세요.
  • 최근 수강생 후기를 모아 두는 곳이 정해져 있는지 확인하세요.

05공연·교육·창작, 내 진열대부터 확인해 보세요

음악 하는 사람이 서는 진열대는 하는 일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세 갈래로 나눠 보겠습니다.

공연을 주로 하신다면, 섭외 담당자는 연락하기 전에 반드시 이름을 검색해 봅니다. 이때 검색에 걸리는 무대 영상 한 편이 열 줄짜리 경력 소개보다 힘이 셉니다. 지금 내 이름을 쳤을 때 어떤 영상이 먼저 뜨는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가르치는 일을 하신다면, 학부모든 성인 수강생이든 돈을 내기 전에 꼭 여러 곳을 비교합니다. 비교당하지 않을 방법은 없지만, 비교하는 기준을 내게 유리한 쪽으로 옮겨 놓을 수는 있어요. 한 문장으로 불리는 강사는 그 문장이 곧 비교의 기준이 됩니다.

곡을 만드신다면, 곡이 좋은데 아무도 안 듣는다고 느껴질 때 곡보다 진열을 먼저 의심해 보셨으면 합니다. 플랫폼에는 하루에도 수만 곡이 올라오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곡보다 먼저 ‘이걸 만든 사람이 누구지?’ 하고 궁금해지게 만들어야 재생 버튼까지 손이 갑니다.

오늘 해보실 것
  • 공연형이라면 내 이름으로 검색해서 처음 뜨는 영상 세 개를 확인하세요.
  • 교육형이라면 수강생이 나를 고른 이유를 상담 기록에서 찾아 적어 보세요.
  • 창작형이라면 곡 소개보다 나를 소개하는 글이 먼저 있는지 확인하세요.

+원장으로 진열대에 서게 된다면

음악학원창업을 준비하시는 분께는 이 이야기가 두 겹으로 다가올 겁니다. 학원이라는 간판이 진열대에 오르고, 그 안에서 가르칠 강사님 한 사람 한 사람도 수강생 눈앞의 진열대에 함께 오르니까요.

그래서 원장이 할 일은 내 학원의 한 줄을 정하는 것과 함께, 강사님들이 각자의 한 줄을 갖도록 돕는 겁니다. 프로필을 스스로 챙기는 강사가 수업도 잘한다는 관찰이 맞다면, 그 습관을 학원 안에서 길러 주는 게 결국 학원 전체의 수업 품질을 끌어올리는 가장 확실한 길이기도 하고, 강사님 개인에게도 오래 남는 자산이 됩니다.

우리 학원의 한 줄이 누구를 향해야 하는지는 저녁 8시를 누구에게 주셨나요?에서 먼저 정리해 보시면 순서가 맞습니다.

검색으로 확인동네 이름과 내 과목을 붙여 검색해 보고, 첫 화면에 내가 어떤 모습으로 놓여 있는지 보세요.
한 줄로 확인‘아, 그 사람? ○○○ 하는 선생님’이라는 문장을 적어 보고, 수강생에게 맞는지 물어보세요.
오늘 정리
  1. 학생은 레슨 전에는 실력을 알 수 없어서 사진·소개글·영상·후기로 고릅니다.
  2. 선택을 기다리는 사람은 이미 진열대 위에 있습니다.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가 가장 불리합니다.
  3. 브랜드는 로고가 아니라 ‘왜 하필 당신인가’에 대한 한 줄짜리 대답입니다.
  4. 스스로 프로필을 갖추는 강사가 대개 수업도 잘했고, 결국 독립했습니다. 같은 근육이기 때문입니다.
  5. 공연·교육·창작마다 먼저 확인할 진열대가 다릅니다. 내 이름으로 검색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음악 하는 사람에게 자기 자랑은 어색한 일입니다. 저도 아직 제 소개를 쓸 때면 몇 번씩 지웠다 다시 씁니다. 그래도 아무 말 하지 않는 것이 겸손은 아니더군요. 나를 고를 이유를 상대에게 건네는 일은, 내 음악을 들어 줄 사람에게 길을 내어 주는 일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내 소개 한 줄이 잘 안 써지시면 지금 쓰고 계신 소개글을 들고 연락 주세요. 어디서부터 다듬으면 좋을지 같이 보겠습니다.

오늘은뮤직 마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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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장에서 버텨본 사람으로서, 지금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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