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7 · 학원매매피아노학원매매 글을 올리기 전에, 사는 쪽이 들고 올 실사 열한 항목으로 내 학원부터 점검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뮤직 마승일입니다.
지금까지 이 칼럼에서는 주로 학원을 사려는 분의 편에서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면 반대편 전화도 꽤 옵니다. "학원을 내놓으려는데, 뭘 준비해야 제값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저도 처음에는 사는 쪽 이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니 답은 같은 목록 안에 있었습니다. 실사를 제대로 하는 인수자는 원장님 학원을 열한 군데로 나눠서 봅니다. 그 열한 군데를 먼저 열어 보고 비어 있는 서랍을 채워 두면, 피아노학원매매 협상에서 원장님이 설명해야 할 말이 줄고 보여 드릴 자료가 늘어납니다. 오늘은 그 순서대로 적어 보겠습니다.
01사는 쪽은 왜 원장님 말보다 자료를 믿을까요?
인수를 준비하는 분들께 제가 늘 드리는 말이 있습니다. 파는 쪽이 보여 주는 숫자가 아니라, 자기 손으로 확인한 숫자로 판단하시라는 것입니다. 원장님 입장에서는 서운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는 사람이 큰돈을 내는 이상 당연한 태도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파는 쪽이 할 일은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인수자가 확인하러 올 자리에 미리 자료를 놓아 두는 것입니다. "그동안 잘됐어요"라는 말은 아무리 진심이어도 지나간 이야기입니다. 사는 분은 그 학원의 다음 몇 년을 사는 것이라, 앞으로의 방향을 보여 주는 자료가 있어야 마음이 움직입니다.
학원매물 글에 원생 수 한 줄만 적어 두고 문의를 기다리면, 실사를 아는 인수자일수록 그 숫자를 깎아서 읽습니다. 자료가 없는 칸은 상대가 가장 나쁜 쪽으로 채워 넣기 때문입니다.
02상권 화면과 원생 구성표를 먼저 뽑아 두세요
인수자가 가장 먼저 여는 서랍은 동네입니다. 원장님 학원의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통계에는 어떤 연령층이 어떤 검색어로 들어오는지, 방문자가 늘고 있는지가 나옵니다. 실사 때 이 화면을 함께 보자고 하면 망설이지 마시고 먼저 열어 보여 주세요. 오픈업 같은 상권 조회 서비스의 매출 흐름도 상대가 볼 수 있다는 점을 알고 계시면 좋습니다. 다만 이쪽은 카드 결제 위주로 잡히는 숫자라 실제 매출과 다를 수 있으니, 차이가 나는 이유를 미리 설명할 수 있게 준비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그다음 서랍이 원생입니다. 몇 명인지보다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를 봅니다. 아이와 성인의 비율, 많이 듣는 수업 종류, 그리고 매달 다시 결제하는 비율, 곧 재등록률입니다. 원생이 100명이라도 재등록률이 낮으면 매달 새로 채워야 겨우 숫자가 유지되는 구조라서, 사는 쪽 눈에는 바닥에 구멍 난 독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숫자가 크지 않아도 꾸준히 다시 등록하는 구조라면, 그 표 하나가 원장님 학원의 가장 큰 설득 자료가 됩니다.
인계할 명단도 지금부터 정리해 두세요. 원생마다 결제 방식과 할인 여부, 아이라면 수업할 때 알아야 할 성향까지 적힌 목록이 있어야 넘긴 다음 달에 새 원장님과 학부모 사이에 오해가 덜 생깁니다. 이 목록을 인수자 쪽에서 어떻게 받아 가는지는 계약 전에 받아 둘 인계 목록에 적어 두었습니다.
03낡은 피아노 한 대가 권리금에서 빠지는 순서
피아노학원이라면 인수자는 악기 앞에서 오래 머뭅니다. 중고 피아노는 제조 연식과 브랜드부터 확인하고, 상태가 나쁜 악기는 조율비와 수리비만큼 인수가를 내리는 근거로 씁니다. 원장님이 먼저 방마다 악기 목록을 만들어 연식과 마지막 조율 시기를 적어 두면, 상대가 실사 날 흠을 하나씩 찾아내기 전에 조율비와 수리비를 원장님이 먼저 정리해서 내놓을 수 있습니다. 같은 감가라도 지적받아서 깎이는 것과 먼저 밝혀서 빼 주는 것은 협상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방음은 문을 따로 봅니다. 터닝도어라고 부르는 방음문은 보통 문보다 한 짝에 수십만 원이 더 들어서, 레슨실 문이 일반 문이면 인수자는 그 교체비를 바로 계산합니다. 누수 자국과 전기 설비도 같은 서랍에 들어갑니다. 저는 학원 인테리어를 30번 넘게 직접 시공하고 감리했는데, 이런 자리는 대개 매물을 보러 온 사람 눈에 먼저 띕니다. 원장님이 알고 있는 흠이라면 숨기기보다 견적과 함께 꺼내 두시는 편이 거래를 지킵니다.
04선생님들과 임대인께는 언제 이야기해야 할까요?
강사진은 사는 쪽이 가장 불안해하는 서랍입니다. 선생님마다 급여 조건과 계약 방식, 수업 스타일을 정리해 두세요. 인수자는 그 조건이 자기 운영 계획과 맞는지, 인수 뒤 추가 비용이 생기거나 선생님이 떠날 위험은 없는지를 봅니다. 학원은 원생을 아무리 모아도 가르치는 사람이 흔들리면 버티지 못합니다. 그래서 계약이 정리돼 있고 선생님들이 상황을 알고 있는 학원이 훨씬 높게 평가받습니다. 다만 선생님께 언제, 어디까지 말씀드릴지는 원장님이 정하실 일이라, 시기를 먼저 잡아 두시라는 정도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임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수자에게 임대인은 앞으로 몇 년을 함께할 사업 파트너라서, 임대료가 언제 얼마나 올랐는지, 하자가 났을 때 임대인이 어떻게 협조했는지를 꼭 확인하려 합니다. 원장님이 그 이력을 날짜별로 정리해 두고 양도 이야기를 임대인께 미리 전해 두면, 새 임차인을 받아들일지 묻는 계약 단계에서 막히는 일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05계정과 차량, 그리고 법규까지 서랍을 마저 채웁니다
플레이스, 블로그, 인스타그램 계정은 넘길 수 있다면 원장님이 먼저 넘기겠다고 제안하세요. 쌓인 리뷰와 게시물은 새로 시작하는 사람이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자산이라, 계정 인계가 들어간 매물과 아닌 매물은 사는 쪽에서 보는 값이 다릅니다. 무엇을 넘기는지는 계약서에 한 줄로 적어 두는 것이 서로에게 깔끔합니다.
학원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면 관리 상태와 한 달 운행 비용을 정리해 두세요. 인수자는 차량도 인수 원가의 일부로 계산합니다. 또 하나, 이미 음악학원으로 등록돼 있더라도 법규가 바뀌어 추가 전기공사나 소방 설비를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인허가를 넘겨받는다고 시설 기준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서, 관할 교육지원청에 지금 기준으로 전기와 소방에 문제가 없는지 원장님이 먼저 확인해 두시면 계약을 앞두고 거래가 중간에 멈출 일이 줄어듭니다.
- 스마트플레이스 통계 화면을 캡처해 최근 흐름을 정리해 두세요.
- 원생 구성표에 연령층·수업 종류·재등록 여부를 적어 보세요.
- 방마다 피아노 연식·브랜드와 문 종류를 목록으로 만들어 두세요.
- 임대료 인상 이력과 하자 때 연락 기록을 날짜별로 모아 두세요.
- 넘길 수 있는 계정 목록과 관할 교육지원청 확인 결과를 챙겨 두세요.
06권리금은 채운 서랍의 합계로 이야기하세요
서랍이 다 찼다면 그제야 권리금을 이야기할 차례입니다. 사는 쪽은 그 지역 권리금 평균을 알아 보고, 원생 수와 재등록률, 시설 상태, 악기 감가를 근거로 값을 부릅니다. 원장님도 같은 자료를 들고 앉으셔야 합니다. 감정으로 부른 금액은 데이터를 든 상대 앞에서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그동안 쏟은 시간을 생각하면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지만, 협상 테이블에서는 그 마음 대신 표를 내밀어야 합니다.
중개 업체나 컨설팅 업체를 거치신다면 수수료를 가장 먼저 확인하세요. 업체마다 기준이 다르고, 일반 부동산 수수료보다 높은 곳도 많습니다. 손에 쥐는 금액은 권리금에서 이 수수료를 뺀 숫자라는 점을 처음부터 계산에 넣어 두셔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여쭙고 싶습니다. 학원매매가 정말 지금 유일한 답일까요? 같은 자리에서 수업 방향을 바꿔 다시 살아난 학원들도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학원매매 글 올리기 전에 보세요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07실용음악학원창업을 꿈꾸는 분께 넘기실 생각이라면
피아노학원 매물을 보는 분 가운데에는 성인 대상 실용음악 쪽으로 방향을 바꿀 생각을 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분이라면 방 개수와 방음 상태, 악기 구성을 특히 꼼꼼히 봅니다. 앞에서 채운 서랍들이 그대로 이분들께 필요한 자료가 됩니다.
실용음악학원창업을 준비하는 분께 학원양도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오늘 적은 열한 군데를 하나씩 열어 보시길 권합니다. 비어 있는 칸이 어디인지 적어 보내 주시면, 무엇부터 채우면 좋을지 같이 보겠습니다.
- 사는 쪽은 원장님 말보다 자기가 확인한 자료로 판단합니다.
- 상권 화면과 원생 구성표, 재등록률을 먼저 뽑아 둡니다.
- 피아노와 방음문은 고칠 돈으로 계산해 먼저 밝힙니다.
- 강사 계약·임대 이력·계정·차량·법규 확인까지 서랍을 채웁니다.
- 권리금은 채운 자료의 합계로, 수수료를 뺀 금액까지 보고 이야기합니다.
학원을 넘기는 일은 끝이 아니라 그동안 쌓은 것을 숫자로 정리하는 일입니다. 서랍이 잘 채워진 학원은 사는 분에게도, 그 학원을 다니는 원생에게도 덜 흔들리는 다음 장을 열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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