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51 · 공급 밀도인구 1만 명당 보컬학원 0.12개와 0.26개, 실용음악학원창업 전에 도시마다 나눗셈부터 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뮤직 마승일입니다.
지점 자리를 검토하다 보면 꼭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거기는 사람이 많으니까 잘되겠죠.”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학원을 서른 개 넘게 열고 나서 보니, 사람이 많은 도시와 학원이 잘되는 도시는 자주 다른 곳이었어요.
이 글에서는 제가 두 도시를 놓고 실제로 나눠 본 숫자 하나와, 그 숫자를 믿어도 되는 범위를 말씀드립니다. 실용음악학원창업을 준비하신다면 계약서 쓰기 전에 계산기부터 두드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01인구가 많은 도시면 정말 유리할까요?
제가 지점을 검토하면서 두 도시의 보컬학원 수를 인구로 나눠 본 적이 있습니다. 한 도시는 인구 1만 명당 0.12개였고, 다른 도시는 0.26개였습니다.
숫자만 보면 차이가 작아 보입니다. 0.14개 차이니까요. 그런데 뜻은 다릅니다. 뒤쪽 도시는 같은 손님을 두고 다투는 학원이 2배 넘게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정확히는 2.1배입니다.
앞쪽 도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모자란 곳이었고, 뒤쪽 도시는 이미 자리가 차 있는 곳이었습니다. 두 도시 모두 인구는 충분했습니다. 인구만 봤다면 둘 다 합격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한쪽은 들어가서 자리를 잡을 여지가 넓었고, 다른 한쪽은 이미 먼저 들어온 학원들이 손님을 나눠 갖고 있어서 새로 문을 열어도 처음 몇 달을 버티기가 훨씬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체 인구도, 전체 학원 수도 따로 보지 않습니다. 둘을 나눈 값, 즉 공급 밀도를 봅니다. 큰 도시라서 안심되는 게 아니라, 큰 도시일수록 이미 누가 들어와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02같은 나눗셈을 동네 단위로 내려서 해 보세요
도시 단위로 감을 잡았으면 후보 상권 두 곳으로 내려옵니다. 계산은 같습니다. 세대수, 학교 수, 인근 직장 수를 각각 음악학원 수로 나누면 됩니다.
예를 들어 A상권에 학교가 다섯 곳 있고 세대수가 3만, 음악학원이 열 곳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B상권은 학교와 세대수가 A의 절반이고 음악학원은 두 곳입니다. 규모만 보면 A가 두 배 큰 시장입니다.
그런데 학원 한 곳당 세대수로 바꾸면 A는 3,000세대, B는 7,500세대가 됩니다. B에서 학원 하나가 가져갈 수 있는 몫이 두 배 반입니다. 크기가 아니라 밀도로 보면 순서가 뒤집힙니다. 눈에 띄게 큰 시장이 더 좋아 보이는 건 당연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실제로 가져올 수 있는 몫은 큰 숫자가 아니라 나눈 숫자가 알려 줍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학원 수만 세지 마시고 어떤 학원인지도 보셔야 합니다. 열 곳이 전부 오래돼서 멈춰 있는 상권과 두 곳뿐인데 그중 한 곳이 압도적으로 잘하는 상권이라면, 들어갈 곳은 앞쪽입니다. 혼자 시작하는 원장님이 시스템과 자본, 인력을 갖춘 팀과 붙는 건 실력이 아니라 구조의 싸움이라서요.
- 후보 상권 두 곳의 세대수·초중고 수·직장 수를 각각 적고, 반경 안 음악학원 수로 나눠 보세요.
- 학원이 있는 곳마다 ‘오래돼서 멈춘 곳’인지 ‘압도적으로 잘하는 곳’인지 한 줄씩 표시하세요.
- 나눈 값이 비슷하면 규모가 아니라 강자 유무로 결정하세요.
03검색량과 경쟁사 매출은 그대로 믿어도 될까요?
나눗셈 다음엔 수요가 실제로 있는지 확인합니다. 후보 지역 이름에 과목을 붙여 검색해서 월간 검색량과 추이, 검색하는 연령대를 봅니다. 블랙키위나 네이버 데이터랩 같은 도구에서 돈 들이지 않고 볼 수 있어요.
다만 이 숫자를 판결문처럼 쓰시면 안 됩니다. 수원이나 홍대처럼 지역 이름이 곧 상권 이름인 곳은 ‘지역+과목’ 검색이 잘 잡힙니다. 반대로 지역명을 붙이는 습관이 없는 동네는 수요가 있어도 숫자가 낮게 나옵니다. 그냥 ‘보컬학원’이라고 검색해서 가까운 곳에 등록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수요가 분명히 있는데도 검색량이 낮게 잡히는 동네에서 숫자만 믿고 후보에서 바로 지워 버리면, 실제로는 경쟁이 적고 손님은 있는 좋은 자리를 남에게 그대로 내주는 결과가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낮은 검색량은 탈락 사유가 아니라 다음 확인을 시작하라는 신호로 읽습니다.
그래서 검색량이 낮게 나온 상권일수록 다음 단계가 중요해집니다. 근처 경쟁 학원이 실제로 얼마를 팔고 있는지입니다. 검색량이 의도를 보여준다면 매출은 결과를 보여줍니다. 오픈업 같은 상권 분석 서비스에서 추정 매출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그 추정치는 카드 매출만 잡힙니다. 학원은 계좌이체로 받는 수강료도 적지 않으니, 실제 매출은 조회값보다 높다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조회값을 하한선으로 놓고, 현실적인 상한선이 어디쯤일지 감을 잡으세요.
04월세 한 줄에 필요한 수강생 수
수요와 경쟁을 보고 마음에 드는 상권이 나와도 아직 계약하시면 안 됩니다. 월세를 사람 수로 바꿔 보는 단계가 남아 있어요.
공식은 (월세 + 관리비) ÷ 수강생 한 명이 남겨주는 돈입니다. 한 명이 남겨주는 돈은 수강료에서 강사료를 뺀 금액이고요. 월세 250만 원, 관리비 30만 원인 상가에서 수강료가 18만 원, 강사료가 8만 원이라면 (250만 + 30만) ÷ 10만 = 28명입니다.
이 28명은 월세와 관리비만 내는 인원입니다. 오픈하고 첫 몇 달 동안 이 인원을 채우지 못한 채 다른 비용까지 계속 나가는 상황을 한 번 가정해 보면, 왜 계약 전에 이 숫자를 먼저 구해 봐야 하는지가 훨씬 더 또렷해집니다. 전기·인터넷·기장료·광고비·원장님 생활비는 아직 하나도 안 들어갔어요. 질문이 ‘이 월세가 비싼가’에서 ‘이 동네에서 오픈 몇 달 안에 28명을 모을 수 있는가’로 바뀌고, 그 질문에는 앞 단계 숫자로 답할 수 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학원 전체 본전 인원도 구해 두세요. 월 고정비가 500만 원이고 한 명이 10만 원을 남긴다면 본전은 50명입니다. 58명이 다니고 있다면 여유는 8명뿐이라, 다섯 분만 그만두셔도 위험 신호입니다. 자세한 월세 계산은 좋은 자리를 찾지 마세요에서 다룬 월세 나눗셈과 같이 보시면 이어집니다.
05숫자로 고른 뒤에야 비전공자의 두려움도 줄어듭니다
이 이야기를 길게 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안산점을 연 원장님은 호텔경영학과를 나와 여러 자영업을 하셨고, 음악은 취미로 좋아하던 분이었습니다. 가르쳐 본 적도, 이론을 공부한 적도 없다 보니 학원을 운영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크셨다고 합니다.
제가 해 드린 말은 하나였습니다. 비전공자라서 수강생 눈높이에서 운영할 수 있다고요. 그리고 같이 한 일은 지금까지 말씀드린 순서대로 숫자를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감이 없는 분일수록 순서가 든든한 버팀목이 됩니다.
그 지점은 문을 열고 10개월 만에 수강생 180명을 넘겼습니다. 지금은 따로 계신 원장님이 현장을 맡고, 안산점 대표님은 전체 흐름만 살피십니다. 본업이 따로 있어서 본사 운영 시스템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하시더군요.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약점이 되려면 숫자 없이 시작해야 합니다. 숫자를 알고 시작하면 전공 여부보다 확인한 횟수가 결과를 가릅니다.
- 인구가 아니라 인구 1만 명당 학원 수, 즉 공급 밀도로 도시를 비교하세요.
- 상권 두 곳은 세대수·학교 수·직장 수를 학원 수로 나눠 규모가 아니라 밀도로 고르세요.
- 검색량은 참고 지표이고, 경쟁사 매출은 카드 매출만 잡히니 높게 보정해 읽으세요.
- 월세는 감당 인원으로 바꾸고, 본전 인원까지 계산해 두세요.
- 전공 여부보다 순서를 지킨 횟수가 결과를 가릅니다.
솔직히 이 계산을 다 해도 정답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숫자는 틀릴 수 있고, 저도 틀려 본 적이 있습니다. 다만 숫자를 놓고 계약한 자리는 틀렸을 때 어디가 틀렸는지 알 수 있고, 감으로 계약한 자리는 그게 안 보입니다. 그 차이가 다음 선택을 바꿔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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