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23 · 방음벽 면적65.52㎡가 실측 54.23㎡가 됐습니다, 방음벽설치 전에 도면에 적어 둘 한 줄
안녕하세요, 오늘은뮤직 마승일입니다.
학원 인테리어를 서른 번 넘게 직접 시공하고 감리하면서, 제가 현장에서 제일 많이 들고 다닌 건 견적서가 아니라 줄자였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에요. 도면에 적힌 숫자만 믿고 있다가 공사가 끝난 방에서 숫자가 안 맞는 걸 보고 나서야 줄자를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방음 상담에서 제가 자주 받는 질문은 “벽은 얼마나 두껍게 세워야 하나요?”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 전에 다른 걸 여쭙니다. “그 벽을 다 세운 다음에도 레슨실 바닥이 인가 기준을 넘나요?”
오늘은 방음벽설치를 소리 문제가 아니라 면적 문제로 한번 보려고 합니다. 소리를 잘 막는 벽이 오히려 문을 못 열게 만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01방음벽은 왜 인가 면적을 줄일까요?
방음벽은 얇은 판 한 장이 아닙니다. 골조를 세우고 그 안에 흡음재와 차음재를 채운 다음 양쪽을 마감합니다. 벽 하나가 설 때마다 양옆 방이 그 두께만큼 안쪽으로 밀려 들어옵니다. 방이 많은 음악학원은 벽도 많으니, 공간 전체로 보면 줄어드는 면적이 생각보다 큽니다.
여기에 인가 기준이 겹칩니다. 음악학원 실습실 기준 면적은 시·도 조례가 정하는데, 서울과 경기는 60㎡ 이상, 전북은 45㎡ 이상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 면적은 상가 계약서의 전용면적이 아니라 레슨실 안쪽 벽과 벽 사이를 실제로 잰 바닥 면적의 합계라서, 라운지와 상담실, 원장실, 복도는 아무리 넓고 예쁘게 꾸며도 그 숫자에 한 칸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러니 방음벽설치는 두 가지를 동시에 바꿉니다. 옆 방으로 넘어가는 소리를 줄이고, 동시에 인가 면적으로 셀 수 있는 바닥도 줄입니다. 앞의 것만 보고 벽을 두껍게 올리면 뒤의 것에서 걸릴 수 있습니다.
오래된 상가라면 더 조심하셔야 합니다. 기둥이 실내 쪽으로 튀어나와 있으면 그 면적은 계산에서 빠지고, 벽이 반듯하지 않으면 방을 나눌 때 쓸 수 없는 자투리가 생깁니다. 여기에 방음벽 두께까지 더해지면 중개사님이 보여 주신 도면의 숫자와 실제로 남는 숫자는 꽤 벌어집니다.
02서류 위 65.52㎡가 실측 54.23㎡가 된 판결이 있습니다
이걸 가장 분명하게 보여 주는 사례가 2004년 광주고등법원 제주부의 판결입니다. 당시 제주의 음악학원 실습실 기준은 60㎡ 이상이었고, 학원 위치를 옮기려던 원장님의 상가는 건축물대장상 전용면적이 65.52㎡였습니다. 내벽 사이를 재도 61.50㎡로 기준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교육청이 방음벽 같은 내부 시설을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면적을 재 보니 54.23㎡가 나왔습니다. 교육청은 기준 미달로 등록을 반려했고 원장님은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시설 기준면적이 건축물대장 같은 서류상 면적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을 뜻한다고 보고 교육청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서류와 실측 사이에서 11㎡ 남짓, 평으로 따지면 3평이 넘게 사라진 셈입니다. 오래된 사례라 지금 기준과 숫자는 다르지만, 음악학원은 방음 공사를 마친 뒤의 면적으로 판단받는다는 메시지는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가 면적을 설계할 때 기준선에 딱 맞추지 않습니다. 여유를 얼마나 둬야 하는지는 공법과 현장마다 달라서 정답이 없고, 그 대신 마감이 끝난 뒤의 숫자를 미리 받아 두는 방법을 씁니다. 그 이야기는 뒤에서 하겠습니다.
03자바라와 폴딩도어로 나눈 방은 방으로 치지 마세요
면적을 맞췄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그 바닥이 ‘방’으로 인정받으려면 벽을 세우는 방식도 기준에 맞아야 합니다. 교육지원청 안내에 반복해서 나오는 내용을 모아 보면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실은 고정된 벽으로 나눠야 합니다. 자바라 칸막이나 이동식 파티션, 폴딩도어로 나눈 공간은 실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서울 강동송파교육지원청과 전주교육지원청이 안내하고 있습니다. 공사비를 아끼려고 접이식 문으로 방을 나누는 계획은 소리도 못 막고 인가에서도 걸리는, 손해만 두 번 보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칸막이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올려야 하고 불연재를 써야 합니다(광명교육지원청). 천장 아래에서 멈춘 벽은 소리가 위로 넘어가는 길을 남길 뿐 아니라 기준에도 맞지 않습니다. 피아노 같은 음악학원은 방음 시설을 철저히 하라는 문구가 따로 붙어 있기도 합니다.
셋째, 같은 방음이라도 방마다 들일 사양은 다릅니다. 칸막이 안에 넣는 그라스울 사양을 정하고, 방음이 특히 중요한 방에는 터닝도어를 다는 식으로요. 어느 방에 무엇을 넣을지는 흡음재를 모든 방에 똑같이 넣으면 손해인 이유에서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 평면도에서 접이식 문이나 이동식 칸막이로 나눈 곳이 있는지 표시하고, 전부 고정벽으로 바꿀 계획을 세우세요.
- 칸막이가 바닥부터 천장까지 올라가는지, 자재가 불연재인지 견적서에서 확인하세요.
- 레슨실마다 출입구가 복도로 나 있는지, 다른 방을 지나 들어가는 방은 없는지 도면에 화살표로 그려 보세요.
- 업체에 ‘방음 마감 후 레슨실별 실측 면적’을 도면에 따로 적어 달라고 요청하세요.
04방을 하나 더 넣으려다 복도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벽을 세울 때 가장 자주 나오는 욕심이 “안쪽 방은 바깥 방을 지나서 들어가게 하자”입니다. 복도를 줄이면 레슨실을 하나 더 넣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이 설계는 인가 기준에서 막힙니다. 각 강의실의 출입구는 복도로 나 있어야 하고, 다른 강의실을 거쳐 들어가는 구조는 안 된다고 광명교육지원청이 안내하고 있습니다.
결국 복도가 필요해지고, 그 복도는 인가 면적에서 빠집니다. 방을 늘리려고 벽을 하나 더 세웠는데 복도가 함께 생기면서 오히려 셀 수 있는 면적이 줄어드는 일이 생깁니다. 방 개수와 인가 면적이 서로 당기는 줄다리기라서, 둘을 한 장의 도면 위에서 같이 계산해야 합니다.
반대 방향의 조항도 있습니다. 경기도 조례 시행규칙에는 소음을 막고 학습권을 지키려고 칸막이를 한 경우, 그 때문에 생긴 통로와 공간을 실습실 면적에 포함해 인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다만 ‘인정할 수 있다’는 표현이라 현장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으니, 이 조항을 믿고 설계하시기 전에 도면을 들고 교육지원청에 먼저 확인받으셔야 합니다.
방 개수가 왜 이렇게까지 중요한지는 저희 27평 지점에 레슨실 11개와 라운지가 들어간 이야기로 방음벽은 소리만 막지 않습니다에 적어 두었습니다. 그 글이 벽으로 방을 만드는 이야기라면, 오늘 글은 그 방이 인가 면적으로 인정받는 이야기입니다.
05시공 업체와 교육지원청에 받아 둘 숫자 두 개
첫 번째 숫자는 시공 업체에서 받습니다. 방음 마감을 다 한 뒤 레슨실마다 내벽 사이가 몇 ㎡ 남는지, 그 합계가 얼마인지를 도면에 따로 적어 달라고 요청하세요. 벽 두께를 몇 ㎜로 할지보다 이 숫자가 먼저입니다. 여유를 얼마나 둬야 할지 정답이 없다고 말씀드린 이유가 여기 있어요. 공법마다 두께가 다르니, 그 공법으로 마감한 뒤의 숫자를 받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두 번째 숫자는 관할 교육지원청에서 받습니다. 전화를 걸어 이렇게 물어보세요. 우리 과정은 어떤 교습과정으로 분류되고 실습실 기준이 몇 ㎡인지, 그 면적을 레슨실 내벽 간 실측 합계로 보는지, 방음을 위해 칸막이로 나눠 생긴 통로도 면적에 포함되는지. 상가 주소와 건축물대장, 대략적인 평면도를 미리 준비해 두시면 답이 훨씬 구체적으로 돌아옵니다.
받은 답은 날짜와 담당자 이름까지 같이 적어 두세요. 나중에 업체와 도면을 확정하는 자리에서 그 메모가 기준선이 됩니다. 업체가 말하는 숫자와 교육지원청이 말하는 기준이 같은 종이 위에 나란히 있어야 방음시공이 인가를 깎아 먹는 일을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새로 벽을 세우지 않아도 되는 자리를 고르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미 방음이 끝난 연습실을 넘겨받으면 방음 공사로 사라지는 면적과 비용을 동시에 줄일 수 있습니다. 광주점이 그렇게 연 지점인데, 자세한 이야기는 학원매물 대신 벽을 보고 고른 광주점에 있습니다. 물론 그때도 그 벽 안쪽 실측 면적이 기준을 넘는지는 똑같이 재 봐야 합니다.
+실용음악학원창업, 방음공사 견적을 앞두고 계시다면
실용음악학원창업을 준비하시면서 방음공사 견적을 받으실 때, 업체가 먼저 꺼내는 이야기는 대개 벽 두께와 자재입니다. 그 이야기도 중요합니다. 다만 그 전에 줄자 하나와 메모장을 들고 상가에 한 번 더 가 보세요.
방 하나하나의 가로세로를 대충이라도 재 오면, 라운지와 복도를 뺀 레슨실 바닥이 얼마나 남는지 집에서 바로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그 숫자에서 벽 두께만큼 다시 빼 보면, 지금 보고 계신 상가가 방음벽설치 뒤에도 인가 기준을 넘는지가 대략 보입니다.
- 방음벽설치는 소리를 줄이는 동시에 인가 면적으로 셀 수 있는 바닥도 줄입니다.
- 인가 면적은 전용면적이 아니라 레슨실 내벽 간 실측 합계입니다. 라운지·상담실·복도는 빠집니다.
- 서류상 65.52㎡가 실측 54.23㎡가 된 판결처럼, 음악학원은 방음 공사 뒤의 면적으로 판단받습니다.
- 자바라·폴딩도어는 방으로 인정되지 않고, 칸막이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불연재로 세웁니다.
- 업체에는 마감 후 실측 면적을, 교육지원청에는 기준과 실측 방식을 받아 한 종이에 나란히 적으세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처음엔 방음을 소리 문제로만 봤습니다. 벽을 두껍게, 문을 무겁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현장을 돌수록 벽은 소리와 면적을 동시에 정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소리를 잘 막는 벽도 인가 면적을 남겨 줄 때 비로소 좋은 벽이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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